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판결위해 형사합의부 3개 증설

입력 2018-11-09 18:43   수정 2018-11-09 19:48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검찰 기소에 대비해 특별재판부 설치를 대체할 자체 방안을 내놨다. 기존에 민사재판을 담당하던 판사들 중 몇명을 뽑아 형사합의 재판부 3개를 신설하는 안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없는 재판부의 선택지를 늘려 임 전 차장 사건 배당이 가능한 경우의 수를 늘리겠단 취지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9일 “법원 관련 사건에서 연고관계 등에 따른 회피 또는 재배당 경우에 대비해 형사합의부 재판장들의 의견을 듣고 판사회의 운영위원회, 사무분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형사합의 재판부 3개부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며 “증설된 형사합의부는 기존 재판부와 동일한 기준으로 새로 접수된 형사사건들을 배당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법원의 자구책이 나온 배경은 기존 형사합의부 재판장 중 절반가량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어서다. 형사재판 1심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1~33부 재판장 13명 중 6명이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 있거나 의혹의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일(형사합의25부)·김연학(31부)·성창호(32부)·이영훈(33부)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서 임 전 차장이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조의연 부장판사(21부)는 ‘정운호 게이트’ 당시 영장전담 판사를 맡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한편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았던 정계선 부장판사(27부)는 법원행정처 법관 사찰의 피해자 격이다. 이 때문에 검찰 기소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전자로 사건을 배당할 경우 공정성 시비로 인해 수차례 재배당을 반복해야 할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법원은 수석부장판사와 부장·배석·단독판사 총 12명을 위원으로 둔 법관 사무분담위원회 의결을 거쳐 새롭게 형사합의34~36부를 구성했다. 각 부의 재판장으로 임명된 송인권·김도현·윤종섭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핵심 피의자들과 연고가 없거나 검찰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개별 사건의 기소 내용을 살펴본 뒤 관계 재판장들과 협의를 거쳐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배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이 기소될 경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이 없는 7개 재판부와 증설된 3개 합의부를 포함한 열 개 재판부 중 한 곳이 임 전 차장 사건을 맡게 될 전망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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